INTERVIEW
에릭 베르제르와의 만남
- 작성일200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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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보자 마자 감이 오며 유머가 있고 가벼운 옷이 좋습니다…” 에스모드 파리를 졸업하고 개인 컬렉션을 전개하고 있고, 졸업작품 심사를 위해 서울에 온 디자이너 에릭 베르제르가 지난 11월 27일 저녁, 에스모드 서울 졸업생 조은미(2기)와 박철민(5기)을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조은미는 졸업후 개인 브랜드 ‘ile’을 운영하고 있으며 박철민은 한섬 패션기획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 박철민(이후 ‘박’): 만나서 반갑습니다. 졸업작품 심사를 위해 서울에 왔는데 심사후 학생들 작품에 대한 소감은 어떤지요? . 에릭 베르제르(이후 ‘에릭’): 전체적으로 좋았습니다. 10여개 작품들이 아주 좋은 점수를 받아 1개 작품만 선정하기가 어려웠지요. 개인적으로 복잡한 것을 싫어해서 내가 입고 싶은 옷에 점수를 많이 주었습니다. 작품을 보자 마자 감이 오며 유머가 있고 가벼운 옷이 좋습니다. 두 작품이 내 맘에 들었는데 몽상적이면서도 단순해 사고 싶은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작품을 할 때 상품성도 생각해야 하지요. 이쁘기만 한 것은 안되지요. 아트갤러리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소수에 불과하니까요 . 박: 저는 가로수길에서 ‘a corner’라는 매장을 하다가 닫고 지금은 한섬에서 일합니다. 비지니스가 안되더군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지요. . 조은미(이하 ‘조’): 우리나라에서는 오리지널리티를 갖는 소(小)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요. 소브랜드들은 퀄리티가 낮다고 생각들 하거든요.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브랜드들은 잘 팔리지요. 백화점의 여러가지 불합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입점을 하려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지요. . 에릭: 그건 프랑스, 미국 등 다른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예요. . 박: 앞으로 기회가 되면 아웃소싱팀을 만들어 일해보고 싶어요. 옷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체나 고객이 요구하는 다양한 일들을 해주는 거지요. 에스모드 서울 출신의 아내가 옷은 만들면 되거든요 (웃음). . 에릭: 괜찮은 생각이네요. 패션을 한다는 게 꼭 옷만 만들어 파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요. . 조: 프랑스어로 섬이라는 의미의 ‘ile’브랜드를 가지고 있는데 매장을 이전하려고 해요. 처음에는 대학가에 열려고 했는데 그곳에서는 고객층이 한정되어 있어 성공하든가 아니면 실패하든가 둘 중에 하나거든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권유대로 청담동에 매장을 구할까해요. 이 지역은 고객층이 넓으니까요. . 에릭: 그래도 대학가가 좋지 않을까요? 내가 아는 몇 몇 유명한 디자이너들도 출발을 대학가에서 했고 거기에서 크게 성공했거든요. . 조: 매장 위치 정할 때 스스로 하나요? 아니면 전문업체에 의뢰하나요? 의뢰해서 찾는 것이 목좋은 자리를 잘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에릭: 목좋은 자리가 따로 있다기보다 비싼 매장이 바로 좋은 위치죠. . 조: SFAA컬렉션을 봄, 가을 두번 하는데 저는 트렌드에 상관없이 작품들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대부분 트렌드에 맞춰 자신의 컬렉션을 준비하지요. . 에릭: 트렌드라구요? 그런 것은 없다고 봅니다. 자신의 취향이 있는 거지요. 나는 컬렉션에서 서로 매우 다른 두 도시의 문화를 보여줍니다. 이번에는 서울에 왔으니까 서울과 카리브해에 있는 도시를 대비시켜 작품을 할 수도 있지요. . 박: 한국 옷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은요? . 에릭: 높은 허리선. . 조: 졸업때 대상을 받아 파리에서 3개월 동안 체류를 할 수 있는 특전을 누렸지요. 그 기간 동안 카스텔바작에서 연수를 했는데 카스텔 바작은 전갈자리와 게자리인 사람들은 절대로 고용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게자리인 나는 아무리 잘해도 직원이 될 수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 에릭: 나도 그런 걸 믿어요. . 박: 예전에 한 기업에 지원을 했는데 기업에서는 혈액형을 보고 채용하더군요. 그래서 떨어졌어요. 저녁 식사를 위해 대화를 마무리했다. 2기 정욱준(LONE COSTUME 실장)이 갑작스런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해서 못내 아쉬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