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주) 데코 소재실에서..
- 작성일2005.04.19
- 조회수8439
기업연수.. 또 하나의 도전...
1학년을 마치면서 많이 배우고 후회도 해보고 보람도 느끼며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였다. ‘기업 연수’라는 학교의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실무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며, 또 나의 꿈을 현재 실현 중인 디자이너들과 브랜드 종사자들을 보며 더욱 내 자신에게 도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업 연수에 임했다.
소재실을 처음 경험하다..
내가 연수를 한 곳은 ㈜ 데코인데, 내가 연수받게 된 부서는 소재실로 DECO와 TELEGRAPH 두 브랜드의 소재를 책임지는 곳이다. 처음엔 디자인실이 아니라른 것이 조금 속상하기도 했지만 어딜 가든지 배울 점은 있게 마련이고 소재실에서 좋은 소재들을 볼 생각을 하니 즐거웠다. 아르바이트는 조금 해보았지만 정말 회사라는 곳이고 또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의 회사라서인지 많이 떨렸다. 실장님과 팀장님, 컬러리스트 언니와 TELEGRAPH 담당 언니 이렇게 총 네 분이 계셨다. 인사를 드리고 잠시 면담을 하였는데, 다들 너무 좋은 분들 같아 맘이 놓였다. 일은 힘들어도 참을 수 있지만, 사람이 힘들게 하면 참을 수 없는 것 예전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꼈었다. 하지만 사회 생활이라는 것이 내가 원하는대로 다 될 수 없다는 것도 느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각오했었는데 좋은 분들같아서 다행이었다.
소재실에서..프로의 길이란..
마침, 지금 시즌은 이미 S/S를 다 정해 놓고 2005 F/W를 시작하는 시점이라서 내가 해야 할 일은 해외에서 수입한 소재 행거들을 일정한 크기로 자르고 소재의 정보 (대행사, 소재명, 혼용률)을 적은 후 정리해 놓는 것이었다. 첫 날은 꼬박 그 일만 계속했다. 집에 들어오니 어깨와 목, 손목이 너무 아팠다. 교수님들과 실장님께서 하신 말씀들 중 패션 업계가 멋있는 직업 같지만 정말 고된 작업이 많다고 하신 것이 실감이 들었지만, 지난 1년간 학교 생활 또한 고된 작업들이 많았고 그걸 견뎌와서 인지 이겨낼 수 있었다. 다음 날부터는 잔심부름도 병행해가면서 일을 했다. 나는 소재실과 디자인실이 멀리 떨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소재실과 디자인실은 너무도 가까운 관계였다. 소재실에서 소재를 바로 바로 뽑어주어야만 디자인실에서 디자인을 하고 가봉을 보고 이런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디자인실의 디자이너 분들께서도 소재실에 자주 올라 오시고, 소재실에 계신 언니들도 디자인실에 자주 내려가시는 모습을 보았고 회의도 많이 하시는 것 같았다.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미래도 생각해 보고 재밌었다. 국내 업체들과 소재 개발에 대한 논의나 컨펌을 위해 전화 통화도 매우 많은 부서였다. 컬러가 조금만 다르게 나오더라도 철저히 확인하고 조정하는 모습이 정말 프로다웠다.
컬러리스트 역할 & 소재맵 제작
연수 시작한지 며칠이 지나 잔심부름을 병행해도 바쁘지 않을 정도가 되었을 때 컬러리스트 언니의 작업도 도와주기 시작했다. 니트와 우븐들을 컬러별로 분류한 수 컬러맵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같은 컬러인 줄로만 알았지만 자세히 보면 블루 계열이 약간 섞여 있어서 블루 계열로 분류하는 것도 있고, 도저히 무슨 컬러로 분류해야 하는 지 알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컬러 작업을 열심히 하고 나니 눈이 빠질 것같이 아파왔다. 컬러리스트라는 직업은 대단한 인내와 철저함을 요구하는 일 갔았다. 실장님은 업무적으로도 매우 철저하면서도 팀 직원들에게 인간적인 배려를 해주시는 따뜻한 면도 가지고 계셨다. 인턴인 나에게도 세심히 배려해 주셨고, 소재실과 디자인실이 다를 것이 없다면서 디자이너로서 회사에서 일할 때의 느낌들이나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셨고, 가끔은 회사에서 일해보니 이미지가 어떻냐는 질문, 어느 컬렉션을 인상 깊게 보았는지 등을 물어봐 주시면서 실장님이라는 그런 권위있는 모습보다는 오히려 더 가까워지려고 노력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더욱 즐겁고 보람되게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소재맵도 만들어 보았는데 꽤 중요한 작업인데도 불구하고 나에게 맡겨주어서 부담스러웠지만 최선을 다해 해봤다. 어려웠지만 잘했다고 칭찬해주셔서 좋았고, 내가 자른 소재들이 브랜드에서 나올 걸 생각하니 참 작은 일을 했지만 보람되었다. 막바지에 이르면서 소재 커팅 작업은 마무리되어갔고 컬러 작업도 끝냈다. 마지막 날엔 언니들과 함께 창고 정리를 하였다. 언니들께서는 S/S 소재는 지금 버리는 거니까 마음에 들면 가져가도 좋다고 하셔서 정리를 하면서 소재도 얻어올 수 있어서 기뻤다. 가기전날 미리 써둔 편지들을 한 분 한 분께 드리고 나의 기업 연수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현장에서의 나의 모습..또다른 도전을 향하여..
처음으로 기업연수라는 것을 하면서 “내가 패션 디자이너가 된다면? 패션 기업에서 일하는 내 모습은 어떨까? 정말 내가 패션업계에서 일을 할 날이 오겠지?” 등등, 어릴때부터 해온 이런 질문들이 하나 하나 실현되는 것을 보면서 실제로 내가 그들이 일하는 곳에 출근을 하고 그 일들을 도와 주고 있다는게 감회가 새로웠다. 그렇다. 패션업계는 정말 힘든 곳이고 고된 곳이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즐거운 일인지 모른다. 연수를 하면서 조금은 성숙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끔 지하 패턴실에 내려 가면 모델리즘 시간에 내가 했던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어서 정말 에스모드가 실무와 다를 바 없으며, 디자인만이 아닌 모델리즘도 내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옷의 구조를 알아야 옷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걸 더 깊게 느꼈고 앞으로 또 기업 연수를 할 기회가 주어지면 그때는 더욱 열심히 할 것이고 조금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해서 에스모드 학생들이 얼마나 실무에 강한 지를 보여 주겠다. 정말 보람된 기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