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데님의 모든 것을 배우다
- 작성일20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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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학년 학기 중에 2학년 선배들의 워크숍 행사를 보면서, 내게 산학협동 워크숍은 2학년 프로그램을 통틀어 가장 기대되는 행사였다. 2Seq를 시작하면서 기대했던 워크숍 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산학협동 후 판매를 진행한 작년 행사와는 다르게 올해는 프랑스 브랜드인 Marithé François Girbaud와 워크숍을 진행하게 되었다. 워크숍은 2 세컨스 스틸리즘 시간에 한 디자인을 Marithé François Girbaud에 보냈고,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할 디자인을 정해준 다음 3세컨스 모델리즘 시간에 실물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나만의 세부적인 디자인 테마를 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원래 내가 이미지맵 작업에 있어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긴 하지만, 해외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작업인 만큼 더욱 긴장하고, 색다른 주제로 접근하고 싶었다. 이미지를 찾던 중 심해의 검푸른 바다와 동화된 듯한, 테두리만 형광 빛을 띤 해파리의 이미지를 보고 “바로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스틸리즘 시간엔 두 가지 스타일화를 디자인했는데, 하나는 원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기본으로 원에 6개의 절개를 넣어 셔링을 잡고 스트링을 넣어 다양한 실루엣으로 입을 수 있게 하였다. 앞 뒤판을 연결하는 투웨이 지퍼 하나를 사용해 후드, 칼라, 스커트 등으로 변형될 수 있게 하였다. 또 다른 스타일화는 사슴의 뿔을 쓴 듯한 기괴한 후드가 소매로 변형되고, 패딩 느낌으로 셔링을 잡은 후, 스트링을 이용하여 실루엣을 변하게 하였다. 바지의 경우에는 배기팬츠로 옆선 없이 연결하였고 옆쪽에 스트링 디테일로 바지 폭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무릎 앞쪽을 향해 다트를 넣어 활동성 있게 디자인 하였다. 스판이 섞인 한지 데님 소재와 나일론을 메인 소재로 사용하였다. 전체적으로 기능적이고 활동적인 디자인을 중점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데님은 다른 패브릭과 달리 스티치, 리벳 등 디테일에 따라 느낌이 달라져 섬세하게 작업해야 했다.
그렇게 디자인을 파리 M FG로 보낸 후, 드디어 실물 제작할 한 가지의 디자인이 선택되어 왔다. 원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었는데, 스타일화를 그려 보냈을 때까지만 해도 실물제작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는데, 막상 모델리즘 실물제작을 시작할 때는 정말 너무 막막했다. 원의 패턴이라든가 배기팬츠 등 디자인할 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점이 드러났다. ‘어떻게 하면 원을 패턴으로 만들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 입체로 먼저 원을 잡은 후 실루엣을 잡고 패턴을 그리는 방식으로 결정하였다. 한 세컨스에 단 하나의 아이템만을 제작하면 되었던 지난 세컨스와는 달리, 이번에는 한 착장을 모두 제작해야 했다. 시간분배를 잘못할 경우 제대로 완성을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오겠구나 생각하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광목 가봉뿐 아니라 실제 사용할 원단으로도 가봉을 하였는데 광목과 소재의 특성이 많이 다르다 보니 실루엣이나 여유분 등이 달라져서 새로 패턴을 수정해야 했다. 모델리즘 시간에 진 전문 봉제 공장 견학을 했으나 워낙 디테일이 많아 당연히 손이 많이 갔고, 모르는 봉제 방법도 많아 시간이 있어도 작업 진행이 되지 않았던 안타까운 상황도 있었다. 제출일을 5일 남겨놓고는 ‘완성을 못하는 게 아닐까’ 심히 불안했지만, 다행히도 가까스로 진도를 따라갈 수 있었다. 하루하루가 언제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고, 심사일을 앞두고는 프랑소와 저버 크리에이터 앞에서 할 작품 설명 스피치 연습을 하면서 영어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
드디어 심사 당일. 모델리즘에 내 작품을 마무리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친구들의 작품을 볼 여유조차 없었던 관계로 심사일이 되어서야 다른 학생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다들 너무나 훌륭했다. 하나하나 섬세하게 실용적이면서 다른 데님 컬렉션에서 보지 못했던 다양한 디자인들도 많았다. 드디어 M FG 대표이자 크리에이터인 프랑소와 저버 씨와 M FG사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에스모드 인터내셔널 회장님 등 다양한 분들이 심사를 시작했고, 난 심사 내내 말할 수 없이 긴장했다. ‘디자이너라면 환경, 사회 그리고 미래에 대한 책임 있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프랑소와 저버 크리이에터의 말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대상인 ‘Orijeanator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이탈리아 M FG 디자인실로 연수를 갈 수 있다는 것도 꿈만 같다. 이번 워크숍은 데님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데님에 대한 나의 배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