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공기업 대리 보다 패션학도가 더 행복해요” (인텐시브과정 이민섭)
- 작성일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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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대리 보다 패션학도가 더 행복해요”
인텐시브 과정 이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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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 (by 니체)
다시 태어난다 해도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번 완전히 똑같이 살고 싶을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예, 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여기, 이러한 고민을 시작으로 에스모드 서울에 입학한 한 청년이 있다. 올 해 처음으로 개강한 인텐시브 과정에 입학한 이민섭(30) 학생이다.
에스모드 입학 전 어떠한 삶을 살았나?
타인이 보기에 꽤나 괜찮은 인생이었다. 국립대 경영대에선 시험만 보면 A , 높은 어학점수, 각종 자격증 취득, 인턴에 교환학생까지, 소위 말하는 ‘스펙 좋은’ 학생이었다. 대학 졸업 전 25세라는 나이에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공기업 중 하나인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입사했다. 매일 반듯한 정장을 입고 매월 안정적인 급여까지 받았다. 부러울 것 하나 없어 보이는 삶.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가면을 쓰고 살았던 것 같다. 진짜 이민섭이 아닌 그저 순응하는 대리 이민섭으로, 하루 온종일 어색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일했다. 흔히 말하는 신의 직장에 다니고 있다며 스스로를 다독이곤 했지만, 4년을 위로해주지는 못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흉내 내는 듯한 모습에 다소 우울했다.
패션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은 언제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가 진짜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그 고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두 말 할 것 없이 바로 ‘패션’이었기 때문이다. 패션은 언제나 내 인생의 한 켠에 있었다. 길에 나가면 다른 사람들의 패션이 먼저 보였고, 영화를 봐도 음악을 들어도 패션이 먼저 다가왔다. 그저 좋아하는 수준으로만 여겼던 패션에 대한 관심은 더욱 깊어만 갔고, 단순히 ‘입는 것’에 대한 고민은 보다 근원적인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으로 옮겨갔다. ‘이렇게 만들면 재미있겠다. 왜 저렇게 만들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만들고 싶은 옷들이 생겼다. 그런 상상을 할 때만큼은 진짜 내 자신이 된 듯한 기분이었고, 그 어떤 순간보다도 즐거웠다. 그래서 큰 결단을 했다.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방향에 도전하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당시 주위의 반응은 어땠나?
초반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가장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동생 빼고는 말이다. 친동생도 옷을 좋아하고 나와 이야기가 잘 통한다. 합격 후 어머니께 처음으로 말씀 드렸는데, 말씀을 드리고 어머니를 다시 못 볼 뻔 했다. (웃음) 20년 이상 교직 생활을 하셨고 무척 보수적인 분이시라, 일언지하에 딱 잘라 안된다고 하시더라. 그 이후로 얘기를 다시 안 했는데 삼일 후에 먼저 전화를 주셨다. 어머니는 내가 그 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잘 아시는 분이다. 지금 내 삶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고 말씀 드렸다. 앞으로의 각오도. 그러면서 다시 설득을 했다.
합격 후,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할 때 혹시나 나를 안 좋게 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대부분 부러워했다. (물론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밀고 나가는걸 가장 부러워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너는 자본주의의 노예가 아니구나?”였는데,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에서 벗어난다는 게 얼마나 큰 일인지 새삼 더 느꼈다. 그걸 박차고 나갈 수 있는 게 대단하다고 하더라.
"내가 진짜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그 고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두 말 할 것 없이 바로 ‘패션’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 에스모드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패션스쿨도 많았다. 솔직히 얘기하면 나는 미술을 배워본 적도, 포트폴리오도 없었다. 에스모드의 입학전형을 보니 그 사람의 잠재성을 보는 것 같았다.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고 에스모드가 나의 잠재성을 봐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입학 면접 때만 해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면접이 끝나고 확신이 들었다. 면접관 이셨던 교장선생님과 몇몇 교수님들이 “너는 재능이 있어 보인다. 원하는 게 확실히 보인다. 하면 잘 할 것 같다.” 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말들이 그냥 하시는 말씀으로 들리지 않았다. ‘합격하면 반드시 와야겠다’고 생각 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한창 패션스쿨에 대해서 알아볼 때 에스모드의 교수진이 아주 뛰어나다는 걸 들었다. 실무교육에 특화된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고, 단기간에 많은 것을 배우는 말 그대로 인텐시브 하게 배울 필요가 있는 나와 같은 학생에게 딱 맞는 학교라고 느꼈다.
1,2학년의 2년 과정을 1년만에 압축해서 배우는 인텐시브 코스는 에스모드 서울에서도 첫 시도이자, 더욱이 패션을 한번도 배워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모험일 수 있었을 것 같다. 어떤 각오로 지원했나?
서른 살에 하는 공부이기 때문에 각오가 남달랐다. 마치 독립투사 같았다고나 할까? 큰 부분을 포기하고 왔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배우고 미친 듯이 임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독기로 시작했고 매사에 진지했다. 인텐시브 과정으로 지원한 이유는 심플했다. 3년 정규과정도 고민했지만, 나이의 압박감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빨리 실무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입학 하기 전 오픈캠퍼스 때 교수님과의 상담과 면접 자리에서 교수님들과의 대화가 한 몫 했던 것 같다. 지금의 열정이라면 인텐시브 과정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조언이 힘이 됐다. 오히려 지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일정 부분 표현할 수 있고, 진도도 늦지 않게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에스모드에서의 모든 배움이 재미있다.
입학 후 한 달 반이 지났다. 어떤가?
지난 4년 3개월의 회사 생활은 그냥 살아져서 사는 삶이었다.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고 행복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몸은 힘든데 행복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무엇을 해야 할지, 뭘 해야 할지 훨씬 능동적인 삶이 됐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도화지 같던 내가 벌써 스커트 디자인을 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스커트 실물을 만들어낸다. 신기하다. 그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끔 괴로울 정도로(^^;) 내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고자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해주신 태명은 교수님, 조은미 교수님, 한미숙 교수님 덕분이다. 정말 감사하다.
과정은 솔직히 빡세다. 하루 평균 3-4시간 밖에 못 잔다. 그게 가장 힘든 점이긴 하다. 거의 밤 새고 오는 날도 있다. 오래 자봐야 6시간 잔다. 주말에도 계속 과제를 한다. 하지만 하다 보니 재미가 있다. 재미있으니 시간도 잘 가는 것 같다. 나는 학창시절 공부를 곧 잘 하면서도 공부 안하고 노는 친구들과 어울렸는데, 그래서인지 어느 무리에도 완전히 어우러지지 못하고 약간 애매한 사람인 것 같았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무리와 노는 무리 사이에 끼인 듯한 느낌 이었다. 늘 그래왔다. 에스모드에 와 보니? 이제야 내 옷을 입은 것 같다.
"에스모드에 와 보니 이제야 내 옷을 입은 것 같다."
앞으로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순수한 사람인 것 같다. 내가 뭔가를 그리고 만들었을 때 누군가가 ‘잘했어!’ 라고 하면 그냥 그 자체가 정말 좋다. 내가 좋아하는걸 만들었을 때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입어주고 즐겨주면 좋을 것 같다. 그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좋아하면서도 약간의 디테일과 변화를 주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옷을 만들고 싶다.
행복한가? 만약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고등학교 3학년 때도 알았더라면, 어떠한 선택을 하겠는가?
행복하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는 기쁨이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전의 삶에 후회됨은 없다. 회사 생활이 크게 재미와 행복감은 없었지만, 그 나름의 생활에서 배운 점과 느낀 점이 있었다. 다시 열 아홉 살이 되어도 그 수순을 밟을 것 같긴 하다. 그 땐 생각의 깊이가 그렇게 깊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다만 일찍 그만두었겠지. 이 곳에 들어오는 시기가 좀 더 빨라지지 않을까.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내가 처음에 직장 그만두고 패션스쿨을 가겠다고 했을 때, ‘너 정말 용기 있다. 대단하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좀 이상했다. 나에겐 용기라기보다는 ‘꼭, 반드시, 당연히 해야만 하는’ 확신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겠지만, 내가 진짜로 원하는 일과 삶이 무엇인지, 깊이 있는 고민을 한번쯤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나에게 에스모드 서울은?
에스모드는 앨범의 interlude(간주곡) 같다. Interlude는 한 곡이 끝나고 다음 곡이 시작되기 전 그 곡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기도 하고, 앨범의 색을 알려주기도 한다. 나는 첫 곡이 끝나고 지금 3번째 트랙이 시작되기 전 interlude에 있는 것 같다. 한 곡이라고 하기에도 아니라기 에도 그렇지만 충분히 매력 있고 알찬 트랙이다. 지금의 내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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