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에스모드 선배님들의 우수 졸업작품 전시를 보고
- 작성일200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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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일. ESMOD의 개교 20주년 행사가 있었다. 나는 반대표라는 구실로 당일 현장에서 행사의 진행 과정 전반을 지켜 볼 수 있었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학교에 도착하니 1층 주차장은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깔끔하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시상대의 모습이나 행사장의 입구는 ‘역시 에스모드구나’ 라는 생각을 또 한 번 떠 올려주기에 충분했다.
행사 시작시간은 11시. 시작 전, 이른 시간부터 행사장 입구는 행사에 참석하신 귀빈들과 학교의 교수님들, 그리고 2학년 가이드까지 북적북적 거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졸업 작품의 심사를 도와주신 디자이너 분들, 협찬과 장학금을 기탁 해주신 귀빈 분들께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더욱 더 의미가 깊은 꽃 장식을 달아드리며 11시 정각에 행사가 시작되었다.
먼저 이사장님의 기념식사가 있었고, 그 다음 진태옥 디자이너 선생님의 축사가 있었다. 진태옥 선생님께서 축사 중에 ‘에스모드 파이팅’을 선창하셔서 우리도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 그리고는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에스모드에 많은 도움을 주신 외부 여러 귀빈들과, 학교 내에서 항상 우리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수고를 해 주시는 학교 장기근속 교직원 분들에게 감사패 증정이 있었다. 모든 감사패 수상자들에게 한 분, 한 분 정성스레 증정하시던 이사장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고, ESMOD의 축하 생일 떡 케이크를 자르는 것으로 20주년 기념식은 마무리 되었다. 항상 패션의 최전선에 서 있는 ESMOD가 한국 정서에 맞게 생일 떡 케이크를 자르고 나눠주는 모습은 나를 한 번 더 미소 짓게 했다.
기념식이 끝나고 귀빈 분들이 전시 관람을 마치셨을 즈음, 나는 정률이 누나, 그리고 민영이와 함께 역대 졸업생들의 작품이 전시 되고 있는 아르누보홀에 들어갔다.전시 관람을 하기 위해 지하 아르누보에 들어 선 우리는 몰라보게 바뀐 아르누보 홀에 놀라고, 몇 년 전 작품인데도 요즘 유행에 전혀 뒤 떨어 지지 않는 작품에 또 한 번 놀랐다.
넓고 횅하기만 하던 아르누보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더 해져 깔끔하고 세련되게, 이전 아르누보 홀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바뀌어 있었다. 홀의 가장자리에는 마네킹에 멋지게 입혀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홀 가운데는 20주년을 맞아 발간한 20년사가 전시되어 있었다.
나는 먼저 가장자리에 있는 작품들부터 관람하기로 마음먹고 하나하나 주의력 깊게 살펴보았다.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나는 몇 년이 지난 후에도 현재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는 디자인과, 디테일, 컬러, 소재 선택에 놀랐다. 항상 유행의 주기가 빠른 패션산업에서, 그것도 가장 빨리 변화하는 의복에서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전혀 퇴색되지 않고, 지금 당장 쇼윈도 한 켠을 자리하고 있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작품들에 놀랐다. 작품을 보면서 난 ‘역시 에스모드구나’, ‘내가 에스모드인이 된 것을 참 자랑스럽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유행에 뒤처지지 않을 디자인에 놀라고, 정말 손이 많이 가는 디테일에 또 한 번 놀랐다. 디자이너가 심하게 고생했을 법한 디테일도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속으로 ‘와 이걸 어떻게 다 일일히 했을까’ 란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해내기까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장자리에 있는 작품들을 하나하나 주의 깊게 관찰 한 후 20년사가 꽂혀있는 중앙을 향했다. 20년사에는 ESMOD가 설립되기까지 이사장님의 노력을 알 수 있는 글이 있었다. ESMOD가 설립되기까지 이사장님의 인생을 담은 내용이 있었고 그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사장님의 그 노력이 와 닿았다. 뒷부분에는 선생님들의 글과 ESMOD 본교를 비롯한 많은 분교에서 온 축하 메시지를 담은 글들도 있었다.
이번 ESMOD 20주년 기념행사를 보며 내가 모르는 학교 밖에서 이렇게 우리 학교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에 에스모드를 다니고 있음에 감사했다. 또한 아르누보 홀에 전시되어 있는 역대 졸업생들의 몇 년이 지나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작품을 보며, 패션이라는 것이 항상 유행을 앞서가고 그 유행을 만들어 가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긴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옛 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익힌다’ 라는 온고지신의 뜻처럼 눈앞의 미래만 내다 볼 것이 아니라, 뒤도 돌아봐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클래식이란 것이 바로 이 작품들처럼 몇 년이 지난 후에도 퇴색되지 않는 디자인을 일컫는 것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세세한곳까지 신경을 쓴 디테일이 돋보이는 작품을 보면서 ’이렇게 작품이 완성도 있게 나오기까지 스틸리즘, 모델리즘 교수님들과 함께 디자이너들이 얼마나 많은 밤을 뜬 눈으로 지새며 고생했을까‘ 라는 사실이 같은 ESMOD인으로 눈에 너무도 훤히 보여 작품 하나하나에 존경심을 담을 수밖에 없었다.
짧은 행사 관람이었지만, 그 전시가 내게 미친 영향은 참 컸다. 또한 몇 년 동안 소중하게 보관해 온 작품들을 보면서 몇 년 후 내 작품이 전시장 한 켠에 전시되는 것을 목표로 더욱 분발해야겠구나 라고 나를 채찍질 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