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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 차진주 실장(13기)의 동문특강 Review
- 작성일201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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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주(13기)
오브제(Obzee)의 하니와이(Hani Y), FnF의 시슬리(SISLEY)를 거쳐 제일모직 구호(KUHO)에서 5년간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한 후 2014년 3월, 여성복 브랜드 해프닝(HAPPENING)을 론칭했다. 해프닝은 전체 매출의 40%가 일본 중국 등 해외 바이어를 통해 이뤄질 만큼 K패션을 대표하는 신진 브랜드로 고속 성장 중이다.
기업체에서 쌓은 경험, 브랜드 론칭의 토대가 됐다
자신의 브랜드를 갖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꿈이다. 졸업 후 바로 브랜드를 론칭하는 사람도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기업체 경험을 쌓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요즘의 패션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주요하게 보는 요소는 학벌보다 실력이다. 그러한 영향으로 블라인드 채용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실력 면에서 탁월하게 앞서가는 에스모드 서울 졸업생들이 더 주목을 받는 것 같다. 타 대학 출신들과 포트폴리오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차이가 나더라.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만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기업에 입사했다가 금방 퇴사하거나, 아무 경험 없이 바로 본인의 브랜드를 시작하는 경우가 그렇다. 물론, 바로 브랜드를 론칭해서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졸업 후에도 기업 디자인실에서 배움의 시기가 있다면 더 길게, 더 멀리 갈 수 있는 것 같다.
15년 전, 에스모드 서울 선배인 준지(JUUN.J) 정욱준 상무님의 멘토링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회사생활10년은 해보고 자기 브랜드를 하라고 하시기에 그 말씀을 믿고 10년간 경력을 쌓았다. 그랬더니 자신감이 생겼다. 아는 것도 많아졌고, 거기에 인맥까지 생겼다. 그 덕에 내 일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해프닝을 론칭할 때, 한섬과 제일모직 등 유명 브랜드 생산공장을 이용할 수 있었던 건 다 그 덕분 이었다.
10년간 기업생활을 하면서 늘 내 브랜드를 구상하고 고민했으니, 해프닝 론칭 준비는 10년간 한 셈이다. 2014년 3월에 론칭했지만 소재는 이미 3개월 전에 주문해 놓은 상태였고, 브랜드 이름은 회사에 다니면서 만들었다. 지난 해, 해프닝이 독특한 브랜드 로고로 유명하다는 언론기사를 봤다. 해프닝 이라는 브랜드명이 나올 당시, 이름을 짓고 로고를 만들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에 공을 들였었는데 고민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비춰진 것 같아 기뻤다. 해프닝은 존 케이지가 4분 33초 동안 아무 연주를 하지 않고 관객들이 수군거리자 그 마저도 예술이라는데 착안, 공연이 진행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예술로 여기는 ‘해프닝 예술’에서 브랜드명을 따왔다. 브랜드명에 스토리가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 거리가 생길거란 믿음에 공들여 로고를 만드는 데만 한 달 넘게 걸렸다.
첫 해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제작한 로고티셔츠가 히트상품이 됐다. 반팔티만 600장이 팔렸다.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들이 와서 사가면서 연예인들이 입고 방송에 노출됐고, 덕분에 홍보가 절로 됐다. 개인브랜드 이다보니 아이템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몇 가지 아이템을 잘 만들어서 판매하면서 카피상품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카피상품들은 워낙 품질이 달라서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학생 때는 옷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옷의 개요만 알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알 수 없는 많은 것들을 회사에서 일하면서 배운다. 디자인을 하고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과정 등 실무를 통해 배울 수밖에 없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기업체 경험을 쌓기를 추천한다. 학교 다닐 때 여가시간 동안에 또는 기회가 닿을 때 디자인실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디자인실 인맥을 만드는 것이 좋다.
대기업 취업에 실패해도 절대 실망하지 말 것. 작은 회사나 개인 브랜드에서라도 시작만한다면 얼마든지 큰 브랜드로 옮겨갈 수 있다. 신입사원 때는 디자인 업무보다 보조 업무가 많은데 그 시기를 못 견디고 나가는 경우도 많다. 2-3년차 때 내가 디자인 한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힘들어도 행복함을 느낀다. 어느 회사든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해프닝에도 에스모드 졸업생 2명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많이 보고, 많이 입고, 많이 만져보고 느껴보라
“감각은 노력해서 느는 것이다.” 2학년 때 담당 교수님이셨던 신정숙 교수님(현 에스모드 서울 교장)이 해주신 말씀이다. 학생 때는 내가 재능이 있는지, 잘 하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든 많이 해봐야 한다. 절대적인 경험치를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여행도 많이 가고 공연이나 전시도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만져보고 입어봐야 한다. 회사에 다니던 시절, 시장 조사를 한 주에 1-2회씩 하고 레포트를 썼다. 횟수가 쌓이니 내 스스로 감각이 늘었는지 분간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경험이 자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