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오현숙 주한프랑스대사관 경제상무관과 글로벌을 이야기하다
- 작성일2004.11.22
- 조회수6027
주한 프랑스 대사관 경제 상무관으로 근무하고 계십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 지 말씀해 주세요.
대사관이란 외국에 나와있는 작은 정부입니다.
대사관 내에 한 나라의 정부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지요.
주한 프랑스 대사관 경제 상무관실은 프랑스의 재무부를 대표하는
기관이라고 보면 됩니다. 한국과 프랑스간 통상 관련업무를 주로 하지요.
프랑스 제품이나 기술이 한국에 들어오고자 할 때 제반 도움을 주거나,
한국 기업이 프랑스에서 도입하고자 하는 기술 및 제품을 섭외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저는 소비재 산업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그 중 화장품이나 패션 상품이 가장 대표적이죠.
또한 양국의 시장 진입의 문제점들은 국제통상회의를 통해 다루지요.
“글로벌”이 화두가 되고 있는 지금, 가까이서 지켜보시기에
어떤 점들을 우리가 외국 기업들로부터 배워야 할까요?
해외로 진출하는 것. 글로벌한 마인드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주력한다면 어떤 기업이든 마이너스 성장이란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계적으로 볼 때, 안되는 시장이 있다면 분명 잘 되고 있는
시장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현재 일본과 한국의 시장이 위축되었다고는
하지만, 중국, 인도, 러시아 시장의 성장 속도가 무섭게 빠른 것을 보면
알 수 있어요. 패션산업도 마찬가지죠.
보통 디자이너들이 파리에 진출하는 것을 세계로 나아가는 첫발로
생각하지 않습니까? 프랑스 파리의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며,
아울러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 어떤 점들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알고 싶어요
프랑스는 가장 편견없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넓은 포용력을
가지고 있기에 창작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시장인거죠. 그렇지만
디자이너의 마케팅적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곳은 미국이나
일본 시장이라고 봅니다. 창의력도 무척 중요하지만 자신의 타겟층을
분명히 직시한 브랜드의 마케팅력을 반드시 키워야 하지요.
창의력과 마케팅력이 조화를 이룬 성공 사례를 들려주신다면..
프랑스 브랜드인 바네싸 브루노..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여성 의류 업체인데
국내 도입 1년만에 수입 의류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성공한 브랜드로 손꼽히죠. 우리나라의 동대문 시장 같은 프랑스의 SENTIER라는
지역에서 출발한 브랜드에요. 이 브랜드는 특히 국내 시장에서 가방의 성공이
의류의 성공으로까지 연결된 케이스이죠. 가방 아이템을 구입하러
매장에 들렀던 사람들이 같이 진열되어 있는 옷도 둘러보게 되어
자연스럽게 의류 쪽의 매출도 함께 신장할 수 있었던 거죠.
액세서리는 이처럼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큽니다.
에스모드 학생들도 의류 뿐만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해 보면 어떨까요?
세계적 디자이너의 육성에 국가의 역할도 중요할 거라 생각됩니다.
물론입니다. 개인의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국가적인 지원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세이 미야끼나 겐조 등 해외에서 성공한
일본 디자이너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원 사례가 그 예입니다.
대기업의 지원도 필요하구요.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를 키워내는 것은
국가 위상을 높이거나 국가간 유대관계를 증진시키는데 굉장한 도움이
됩니다. 일본의 욘사마 열풍을 보면 알 수 있지요. 배용준이라는
유명 배우 덕분에 한일 관계까지 좋아졌다고 하지 않습니까?
정부와 기업이 해외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 디자이너들을 많이
칭찬하고 북돋아 주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인정해주고
칭찬하는 문화가 많이 부족합니다.
해외 진출을 위한 디자이너 본인이 갖추어야할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디자이너가 디자인 능력이 뛰어나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결국 자신의 능력도 언어로 표출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외국어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네요. 외국어는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는 건 모두들 잘 인식하리라 생각합니다. 통역을 통하는 일은, 아무래도
자신의 감정이나 표현이 왜곡될 확률이 높아지죠. 디자이너가 자신의 역량을
알리는 국제 마케팅 시대에는 외국어가 필수입니다.
어떻게 하면 외국어를 잘 할 수 있을까요?
책도 많이 읽고 여행도 많이 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폭넓은 지식을
확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많이 알면 할 말도 많아지겠죠.
할 말이 많아져야 많은 연습이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용기 있게 나서보세요.
더듬거리더라도 자기가 알고 있고 하고 싶은 말들을 끊임없이 해보는 거죠.
저희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말씀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밖에 저희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다양한 것을 보고 경험했던 사람들은 고갈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고의 폭이 좁아지고 시야도 좁아져요. 편협해지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하세요.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자연도 한껏 느껴보세요.
외적인 모든 것들로부터 디자인을 볼 수 있을 거에요. 최고의 아이디어도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책을 많이 읽으세요. 책을 통해
자기 철학을 구축하기 위한 고민도 하고 상상력도 넓혀보세요.
* 항상 깔끔하면서도 개성이 돋보이는 패션 감각을 보이시는
오현숙 상무관님의 패션 철학이 많은 책과 여행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따뜻한 여유로움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신 오현숙 상무관님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