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동의인터네셔널에서의 기업연수
- 작성일2008.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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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International’은 두 개의 여성복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의류유통업에 오랜 시간 종사해 오신 아버지 친구 분의 배려로 기업연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회사를 찾아가는 길이 복잡해서 많이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찾아가는 길이 무척이나 어려워서였던지 회사의 첫인상이 유난히도 낯설었지만, 오랜만에 뵙는 강전무님의 얼굴이 유난히도 반가웠다.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고 무슨 일을 해보고 싶으냐는 전무님의 질문을 시작으로 짧지 않은 대화를 나누었고 옷의 디자인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총괄적인 전체 업무를 겉으로나마 보고 많이 배워가라는 말씀을 끝으로 첫날은 Must-Be의 VMD실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
Must-Be
VMD(Visual Merchandising). 익히 듣기는 많이 들어보았는데 딱히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던 분야였기 때문에 더욱 흥미를 갖고 시작할 수 있었다. 실장님의 소개로 인사를 나누고 막상 업무를 위해 책상 앞에 앉았지만 대부분이 컴퓨터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컴퓨터 문외한인 나는 할 일이 없어서 첫날은 잡지만 4권을 통독을 했었다. 틈틈이 어깨너머로 다른 선배님들이 포토샵으로 매장 인테리어와 이벤트 디스플레이 내용들을 작업하시는 것을 보고 있으면 컴퓨터 작업으로 저렇게 까지 섬세한 작업이 가능하다는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튿날은 선배님 한분과 지하에 있는 스튜디오에 가서 Cody Book 촬영을 보조했다. 스타일링에 있어서는 에스모드에 입학하기 전부터 의류매장 아르바이트 경험도 있고 명동에서의 샵매니저 경험이 있어서 자신 있었지만 여성복은 처음 접하는 터라 선배님께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오후 시간에는 Must-Be 매장을 방문하고 행거진열 및 마네킹 연출에 관해서도 매장에 계신 샵마스터 분의 설명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매장방문 후 개발실에 계신분의 인솔 하에 Cad작업을 통한 Pattern과 Grading의 제작 과정부터 출력까지 설명을 들었다. Pattern의 완전한 작업을 Cad로 가능 하지만 곡이나 기타 부분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사람의 손맛이 들어가야 옷이 제 맛이 난다며 아직 손맛을 강조하시는 부분이 숨은 Pattern사들의 옷에 대한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셋째 날 부터는 디자인실로 출근하게 되었다. 첫날은 Image Map을 제작하는 것을 거들었다. 학교에서 평상시 작업하는 것과 많이 다를 것은 없었지만 표현하고자하는 Image를 간결하고 정확히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작업시간이나 능률에 있어서 또 Image전달에 있어서 훨씬 빠르고 쉬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는 동대문에 가서 소재와 부자재 시장조사를 했다. 학교에서 작품을 만들 때나 디자인할 때 늘 Denim만 고집해 오던 터라 여러 가지 소재를 접하고 자세히 설명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Paige Flynn
Paige Flynn Design실이 많이 바쁘다고 다음 날부터 그쪽으로 출근하라는 지시를 받고 넷째 날 부터는 동의인터내셔널이 새롭게 런칭한 Paige Flynn 디자인실로 출근하게 되었다. 품평회를 앞두고 있어 굉장히 바쁜 분위기였지만 너무 화기애애한 첫인상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처음으로 맡은 일은 소재팀의 원단들을 정리하는 것이었다. 같은 화이트라도 수십 수백 개의 톤으로 나오는 원단들이 많았고 아무리 봐도 같아 보이는 색이 많아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작업을 하며 컬러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다. 손바느질에 자신이 없었는데 해보라며 주셔서 구슬도 꿰보고 나름대로 바쁘게 오전 일과를 보내고 오후에는 사장님과 기획팀과 디자인실 모두 모여서 평가 시간을 가졌다.
2007 S/S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자리는데 기획팀과 Design실이 서로 의견을 좁혀가며 상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꽤나 인상적 이었다. 종종 집에서 과제로 디자인을 할 때 ‘옷에 대한 상품성을 배제하면서 하는 디자인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하신 아버지의 말씀이 떠올랐고 결국 구매자가 없고 입어줄 사람이 없다면 옷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게 실감났다. 매출이 좋았던 상품에 있어서는 약간의 변형을 가미해 다음 시즌에 또 다시 메인으로 나가며 ‘브랜드 아이덴티티’ 라는 것이 결정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야말로 보고 듣기 바쁜 하루였다.
다음날 역시 소재팀에서 톤별로 원단 컬러를 정리하다가 오후에는 월별 디자인 맵을 만들었다. 간단히 말해서 그달에 디자인된 복종들을 소재 샘플과 함께 넓은 맵판에 보기 좋게 정리하는 작업이다. 마지막에 맵을 투명한 비닐로 싸는 작업을 혼자 몇 번을 실패하다가 디자이너 선배님의 도움으로 끝낼 수 있었다. 월요일 아침으로 품평회가 미뤄져서 샘플실 정리를 도와드리다가 저녁에는 디자인실 전원이 모여서 회의실에서 빔 프로젝트로 식사를 하며 루이비통의 수석디자이너 ‘Marc Jacobs’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중간 중간 실장님과 팀장님의 설명도 있었고 고된 업무로 조는 선배님들도 있었지만 굉장히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월요일에는 아침부터 품평회 준비로 굉장히 분주하게 움직였다. 디자이너 선배님들이 직접 돌아가면서 이번 시즌에 새로이 선보이는 옷들을 입고나와 디자인 설명을 하고 마지막에 기획팀과 디자인실 영업팀 그 외 회사 간부들이 거수로 출시할 옷들을 정하는 과정이었는데 서로 의견을 좁혀가는 과정이 역시나 무척 흥미로웠다. 오후 늦게는 전무님과 간단히 인턴쉽한 내용에 대해서 보고를 드리고 사장님과 상담을 하고 Must-Be와 Paige-Flynn 디자인실 선배, 실장, 팀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일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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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인터내셔널에서의 기업연수는 그저 하루 하루가 즐겁기만 했다. 특히나 Paige Flynn 디자인실에서는 옷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다. 디자인실 실장님이나 팀장님이 입에 실크 핀을 문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거울 앞에서 기장이나 볼륨을 보며 가봉을 모습이 아직도 눈에 훤하다. 정말 열정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서 그런지 다들 시종일관 웃으며 일하는 모습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직은 직접 보고 입을 수 있는 옷에 재미가 있어서 남성복 밖에 몰랐지만 이번 기회에 여성복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 또한 이번 겨울방학 기업연수를 통해 얻은 것 중에 하나인 듯싶다.
사장님이나 전무님과의 상담이나 짤막짤막한 이야기들 속에서도 많이 느끼고 배웠다. 옷이란 결국 디자인, 기획, 영업의 3박자가 잘 조화를 이루며 들어맞아야 한다는 말씀은 지금까지 ‘Design만 예쁘면 옷이 된다’라고 생각하던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객관적으로 내 디자인을 보고 평가할 줄도 알아야하며, ‘너무 주관적으로만 디자인하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겠구나’하는 생각도 했다.
마지막 날 사장님이 왜 Design이 하고 싶으냐고 물으시는 질문에 그냥 옷이 너무 좋고, 옷에 관련된 일을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 드린 게 생각난다. 지금도 역시 난 패션이 너무 좋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정말이지 나를 매우 행복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