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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파리 Chantal Thomass 란제리 디자인실 연수를 마치고

  • 작성일2009.09.07
  • 조회수7650

에스모드 서울 3학년 란제리 전공 학생들은 작년 한 해 동안 ‘샹탈 토마스(Chantal Thomass) 세컨드 라인 컬렉션’을 테마로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해 졸업작품 컬렉션을 제작하였다. 2008년 11월, 졸업작품 심사를 위해 방한한 샹탈 토마스 씨는 컨츄리풍의 로맨틱 빈티지를 주제로 소녀적인 감성을 부각시킨 이현주 동문의 작품을 샹탈토마스 상으로 선정하였다.

수상자인 이현주 동문이 2009년 5월부터 3개월 동안 프랑스 샹탈 토마스 디자인실에서 연수를 받고 쓴 소감문.


패션의 중심인 프랑스 파리. 작년까지만 해도 내가 여행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이 아름다운 도시에 발을 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작년 프랑스 란제리 디자이너인 샹탈 토마스와의 워크숍에 참여하여 졸업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사실 내 마음속에 샹탈 토마스라는 이름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알고는 있지만 그 이름이 큰 만큼 현실감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작업을 했던 그 시간들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수상을 하고, 샹탈 토마스 파리 본사에서 3개월간의 인턴십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3개월간의 샹탈 토마스 파리 연수는 나를 넓은 세상 밖으로 꺼내주었다. 여행도 좋고 유학도 좋지만 럭셔리 패션 마켓에서의 경험은 새롭고 중요한 일이었다. 파리의 오래된 역사와 문화 속 곳곳에서 패션을 엿보고 또한 그 속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창의력과 오픈 된 마인드에 자극을 받다보니 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우스울 만큼 빠르게 지나갔다.

5월 4일, 첫 출근으로 나의 인턴쉽은 시작되었다. 파리 북서쪽에 위치한 사무실은 한 블록을 거의 다 차지할 만큼 큰 빌딩에 Dim, Wonderbra 등 여러 브랜드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조용하지만 밝은 분위기의 샹탈 토마스 사무실은 디자인실과 샹탈 토마스 디자이너의 개인 오피스, 패턴실, 마케팅, 수출, 비서실로 15명가량의 그리 많지 않은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직원들 모두 나를 따뜻하게 반겨주셨고 그 덕분에 별 문제 없이 3개월간의 인턴십을 마칠 수 있었다.

잡일들을 맡게 되지 않을까 하는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나는 타이즈, 란제리(브레지어와 팬티), 나이트웨어, 패키지박스와 포장페이퍼(향수, 나이트웨어, 비치웨어) 그리고 유니세프에서 주관하는 Frimousse 인형까지 다양한 아이템들의 디자인에 참여했다. 또한 이미지맵을 위한 자료조사, 소재정리, 다음시즌 카탈로그 촬영, 프리젠테이션 참관과 모델 피팅 헬퍼, 마케팅팀의 살롱 디스플레이와 카달로그 작업 등 많은 일들에 참여해 볼 수 있었다.

모든 작업들이 익숙하지 않은 컴퓨터로 진행되는데다가 한국 란제리 시장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디자인이 많아 처음에는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다. 특히 처음 작업해 보는 타이즈가 낯설었다. 하지만 다른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전개 방법들을 보면서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라고 느끼며 나도 도전해 볼 수 있었고 ‘아이템과 재료에 한계를 두지 말고 특별한 것을 찾아 디자인해보라’는 조언에 용기를 얻었다.    

내 아이디어에서 나온 디자인이나 작업들이 실제 샹탈 토마스 브랜드에서 쓰인다는 것이 얼떨떨했지만 내가 잘 해나가고 있단 생각이 들어 만족스러웠다. 특히 올 10월쯤에 열릴 유니세프 Frimousse 전시와 경매에 샹탈 토마스의 이름으로 선보일 단 한 개의 인형으로 내 디자인이 선정되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Frimousse 행사는 유니세프의 기금 마련을 위한 경매 행사로 매년 샤넬, 루이비통, 디올 등 파리의 유명 디자이너들과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큰 행사였다. 인형 디자인은 인턴십 초반에 지시받은 일이었고 큰 행사인 듯 해 부담감이 크고 불안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인형 디자인을 기점으로 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기도 했다.  

어느덧 3개월은 금방 지나갔고 나는 지금 패션의 도시 파리가 아닌 한국에 있다. 샹탈 토마스처럼 명품이라 불릴만한 고급 란제리 시장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언젠가 내가 그리고 나와 함께 공부한 에스모드 서울 18기 란제리 전공 동기들이 만들어 갈 자리라고 생각한다. 이번 파리 연수로 그 꿈에 더욱 확신을 갖고 희망을 얻었다. 취업을 앞두고 내 미래에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지금껏 해 온대로 하고 있는 일을 즐기며 목표를 잊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간다면 그게 나를 위한 가장 좋은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샹탈 토마스에서의 경험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으로 남게 될 것 같다.